오늘 살펴볼 작품은 1866년 러시아 통보에 연재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장편 소설입니다. 1867년에 단행본으로 출판되어 지금까지도 가장 위대한 문학작품 중 하나로 불리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러시아에선 글자수마다 고료를 계산했기 때문에 늘 가난하던 도스토옙스키는 수정이나 퇴고를 하지 않기로 유명했는데 이 책은 선계약으로 받은 돈이 있었기 때문에 퇴고를 할 시간이 있었던 예외적인 책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 책의 어떤 점 때문에 오랜 세월 문학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줄거리
가난과 외로움에 늘 짓눌려있는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늘 사색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는 이 고독한 사색에서 독창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사람을 범인과 비범인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평범한 다수의 인간은 그저 존재할 뿐이고 비범한 사람들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비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고리대금 업자인 노파와 그녀의 이복동생을 죽이게 됩니다. 그러나 그 살인의 여파는 라스콜니코프의 정신에 큰 타격을 남깁니다. 그는 죄책감과 편집증, 그리고 자신의 행동의 도덕성에 대한 깊은 내부갈등과 싸웁니다. 그리고 밀린 방세 문제로 소환된 경찰서에서 노파 살인사건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라스콜니코프는 놀라 쓰러지고 그의 행동으로 인해 의심받게 됩니다. 이후 알게 된 소냐에게 살인사건의 범인이 자신이라고 자백하고 자수를 권고받습니다. 한편 포르피리 판사는 라스콜니코프를 찾아가 자수하면 선처해 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그는 소냐의 설득으로 자수를 하게 됩니다. 그는 8년의 시베리아 망명형을 선고받고 떠나고 소냐도 그를 따라 함께 떠납니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여전히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괴롭기만 합니다. 소냐는 그런 그를 사랑으로 감싸주고 소냐를 통해 라스콜니코프는 조금씩 변화하게 됩니다.
메시지
소설의 중심 메시지 중의 하나는 도덕적, 윤리적 경계를 위반함으로써 발생하는 결과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작가는 라스콜니코프라는 캐릭터를 통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르는데 따른 심리적, 정서적 피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라스콜니코프의 내적 갈등과 혼란, 죄책감 및 편집증은 사회도덕에 반하는 행동이 개인의 정신적 안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경고합니다. 또한 소설은 개인이 온전하게 순하거나 온전하게 악한으로 쉽게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주인공의 캐릭터를 통해 상충되는 감정과 도덕적 딜레마, 개인이념 추구와 같은 것들이 뭉쳐 씨름하면서 인간 정신을 복잡성을 표현합니다. 이 미묘하고도 섬세한 묘사는 독자들이 인간행동의 복잡한 단면에 대해 공감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어둠과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구원은 있다는 메시지 또한 전하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신앙과 도덕적 힘의 상징인 소냐를 통해 도스토옙스키는 정의의 길에서 한번 벗어난 사람이라도 진정한 회개와 변화에 대한 욕구를 통해 구원을 되찾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죄와 벌은 독자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에 직면하고 자신과 타인의 복잡성을 인정하고, 진정한 도덕적 성장을 이루어가는 변화의 힘을 인식하도록 권면합니다.
프로이트의 해석
심리학자인 프로이트의 해석에 따르면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아버지와 풀리지 않는 심리적 갈등을 겪었고 이런 콤플렉스는 죄와 벌을 포함한 그의 작품 속에서 표현되었습니다. 프로이트는 전당포에서 노파를 살해한 주인공의 범죄가 상징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인공은 권위 있는 인물,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와 관련된 무의식적인 욕망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더욱이 프로이트는 도스토옙스키의 삶과 등장인물 사이의 유사점을 그려 작가가 자신의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 갈등을 자신의 창작물에 투사했다고 가정합니다. 죄와 벌에서의 죄책감과 처벌의 주제는 도덕성과 권위에 대한 도스토옙스키의 내적 투쟁의 표현으로 프로이트는 묘사합니다. 프로이트의 해석은 단지 하나의 관점일 뿐이며 모든 학자나 문학 평론가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 대해 프로이트의 분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문학 비평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의 해석은 종종 추측적이고 주관적인 것으로도 간주됩니다. 작가의 의도와 잠재의식적 동기가 확실하게 밝혀지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